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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4일 일요일

엉뚱한 꼬마 니콜라

니콜라는 정말 귀엽고 엉뚱한 소년이었다. 처음 몇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괜히 입꼬리가 올라갔다. 니콜라와 친구들이 벌이는 말도 안 되는 사건들이 꼭 내가 초등학생일 때 친구들이랑 장난치던 모습이랑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은 너무 엉뚱해서 “이건 말이 안 돼!” 싶다가도, 그 안에 진심이 느껴져서 웃음이 나왔다. 니콜라는 참 순수하고 솔직하다. 어른들이 보기엔 엉망진창일지 몰라도, 그 안에는 친구를 향한 애정, 가족에 대한 애착, 그리고 나름대로의 정의감이 있었다.

특히 친구랑 싸웠다가도 금세 화해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우리는 크면서 점점 자존심이나 체면 때문에 먼저 사과하기 힘들어지잖아. 그런데 니콜라는 그런 계산이 없었다. 그냥 좋으니까 웃고, 미우니까 삐지고, 다시 좋으니까 같이 놀러 가는 거다.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감정의 투명함이 니콜라에게는 그대로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서 괜히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됐다. 그때 나도 니콜라처럼 단순하고 웃기고 귀여운 아이였을까?

진심으로 힐링이 된 책이었다. 가볍게 읽히지만, 읽고 나면 마음에 따뜻한 바람이 분다. 니콜라처럼 나도 다시 순수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삼국지

삼국지는 너무 길고, 인물도 많고, 이름도 다 비슷해서 헷갈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관우, 유비, 장비가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의형제를 맺는 장면부터 눈이 확 떠졌다. 세 사람의 우정이 멋지기도 하고, 저렇게까지 서로를 믿을 수 있다는 게 부러웠다.

조조는 정말 복잡한 인물이다. 야망도 크고, 때로는 잔인하지만, 이상하게 매력도 있었다. “나는 남을 배신해도 남이 나를 배신하게 두지 않겠다”는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나 같으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무섭지만 현실적인 말이었다.

제갈량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한층 더 흥미로워졌다. 그는 지혜로 싸웠고, 늘 신중하고 침착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유비가 죽은 후에도 충성을 다하며 어린 후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모습. 요즘 세상에 그런 충성심이 있을까? 나도 누군가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싸움과 전략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믿음’, ‘권력과 도덕’, ‘시간 앞에서의 무력함’이 이 이야기의 진짜 주제 같았다. 유비, 조조, 손권, 제갈량… 모두 자기만의 정의를 가졌지만, 끝내 살아남은 건 시대의 흐름이었다.
결국 삼국지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강한 사람, 똑똑한 사람, 의로운 사람, 그리고 끝까지 지켜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