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는 너무 길고, 인물도 많고, 이름도 다 비슷해서 헷갈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관우, 유비, 장비가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의형제를 맺는 장면부터 눈이 확 떠졌다. 세 사람의 우정이 멋지기도 하고, 저렇게까지 서로를 믿을 수 있다는 게 부러웠다.
조조는 정말 복잡한 인물이다. 야망도 크고, 때로는 잔인하지만, 이상하게 매력도 있었다. “나는 남을 배신해도 남이 나를 배신하게 두지 않겠다”는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나 같으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무섭지만 현실적인 말이었다.
제갈량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한층 더 흥미로워졌다. 그는 지혜로 싸웠고, 늘 신중하고 침착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유비가 죽은 후에도 충성을 다하며 어린 후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모습. 요즘 세상에 그런 충성심이 있을까? 나도 누군가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싸움과 전략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믿음’, ‘권력과 도덕’, ‘시간 앞에서의 무력함’이 이 이야기의 진짜 주제 같았다. 유비, 조조, 손권, 제갈량… 모두 자기만의 정의를 가졌지만, 끝내 살아남은 건 시대의 흐름이었다.
결국 삼국지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강한 사람, 똑똑한 사람, 의로운 사람, 그리고 끝까지 지켜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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