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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꼬마 니콜라
니콜라는 정말 귀엽고 엉뚱한 소년이었다. 처음 몇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괜히 입꼬리가 올라갔다. 니콜라와 친구들이 벌이는 말도 안 되는 사건들이 꼭 내가 초등학생일 때 친구들이랑 장난치던 모습이랑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은 너무 엉뚱해서 “이건 말이 안 돼!” 싶다가도, 그 안에 진심이 느껴져서 웃음이 나왔다. 니콜라는 참 순수하고 솔직하다. 어른들이 보기엔 엉망진창일지 몰라도, 그 안에는 친구를 향한 애정, 가족에 대한 애착, 그리고 나름대로의 정의감이 있었다.
특히 친구랑 싸웠다가도 금세 화해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우리는 크면서 점점 자존심이나 체면 때문에 먼저 사과하기 힘들어지잖아. 그런데 니콜라는 그런 계산이 없었다. 그냥 좋으니까 웃고, 미우니까 삐지고, 다시 좋으니까 같이 놀러 가는 거다.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감정의 투명함이 니콜라에게는 그대로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서 괜히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됐다. 그때 나도 니콜라처럼 단순하고 웃기고 귀여운 아이였을까?
진심으로 힐링이 된 책이었다. 가볍게 읽히지만, 읽고 나면 마음에 따뜻한 바람이 분다. 니콜라처럼 나도 다시 순수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삼국지
삼국지는 너무 길고, 인물도 많고, 이름도 다 비슷해서 헷갈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관우, 유비, 장비가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의형제를 맺는 장면부터 눈이 확 떠졌다. 세 사람의 우정이 멋지기도 하고, 저렇게까지 서로를 믿을 수 있다는 게 부러웠다.
조조는 정말 복잡한 인물이다. 야망도 크고, 때로는 잔인하지만, 이상하게 매력도 있었다. “나는 남을 배신해도 남이 나를 배신하게 두지 않겠다”는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나 같으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무섭지만 현실적인 말이었다.
제갈량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한층 더 흥미로워졌다. 그는 지혜로 싸웠고, 늘 신중하고 침착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유비가 죽은 후에도 충성을 다하며 어린 후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모습. 요즘 세상에 그런 충성심이 있을까? 나도 누군가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싸움과 전략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믿음’, ‘권력과 도덕’, ‘시간 앞에서의 무력함’이 이 이야기의 진짜 주제 같았다. 유비, 조조, 손권, 제갈량… 모두 자기만의 정의를 가졌지만, 끝내 살아남은 건 시대의 흐름이었다.
결국 삼국지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강한 사람, 똑똑한 사람, 의로운 사람, 그리고 끝까지 지켜낸 사람.
2021년 3월 27일 토요일
2021년 3월 24일 수요일
2021년 2월 25일 목요일
2021년 2월 21일 일요일
대위의 딸
'대위의 딸'을 읽고 나서 한동안 마음이 묘하게 먹먹했다. 단순한 역사 소설인 줄 알았는데, 그 안에는 사랑, 충성, 배신, 그리고 성장의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었다.
처음에 표트르가 그저 철없는 귀족 청년처럼 보여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리야와 만나고, 푸가초프의 반란 속에서 목숨을 걸고 그녀를 지키는 모습을 보며 점점 달라지는 그의 태도에 놀랐다. 사랑이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때로는 목숨을 걸 수 있는 책임이라는 걸 느끼게 해준 이야기였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표트르가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 했다는 점이다. 시대가 혼란스럽고, 누구를 믿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믿음이 결국 마리야를 구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진정한 ‘성장’을 본 느낌이었다.
마리야 역시 조용하고 수동적인 인물처럼 보였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황후에게 직접 탄원서를 쓰는 용기를 낸 장면에서 감동받았다. 그녀는 말없이 강한 인물이었다.
읽는 내내 나는 ‘나는 누군가를 그렇게까지 믿고 지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됐다. 진심은 결국 통한다는 말이 고전 속에서 이렇게 살아나 있다는 게 참 놀라웠다.